모두를 위한 서비스
공공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참여하며, 장애가 있는 사용자도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시각 장애, 청각 장애, 운동 장애, 인지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이번에는 청각 장애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개발 중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다
청각 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의 실사용 경험을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문제를 발견하고 보완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테스트는 실시간 자막 서비스인 ‘소보로 - https://www.sovoro.kr/’를 활용해 진행했습니다. 청각 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 인터뷰를 통해 더욱 실감하게 되었죠.
청각 장애 사용자와 소통하다
청각 장애 사용자와 처음 대면할 때는,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라는 고민부터 들었습니다. 수어를 배운 적은 없었고, 입모양이나 타이핑을 활용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거든요.
그래도 예의상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제 간단한 자기소개를 수어로 급하게 외워 갔습니다. 짧은 인사였지만, 반갑게 웃어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오히려 소보로 덕분에 대화가 한결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음성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되면서, 서로의 말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한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보다 자막이 더 편해요. 상대방도 덜 긴장하고요.”
그 말을 들으며,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유연성, 즉 사용자에게 맞는 다양한 대안 채널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청각 장애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방식
청각 장애 사용자는 주로 ‘시각 중심의 정보’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서비스에서 음성 안내나 오디오 콘텐츠만 제공하면 정보 접근이 불가능해집니다.
이용자 중 한 분은 이런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영상 콘텐츠에 자막은 있지만, 자막 위치를 조정할 수 없고 배속도 조절이 안 돼서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단순히 ‘자막을 넣는다’는 수준을 넘어서, 의미 전달 중심의 자막, 화면 속 맥락을 보완하는 설명 자막, 수어 영상 삽입 등 다양한 방식의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라이브 방송이나 실시간 알림 기능에서는 진동/시각적 알림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알림음만으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할 때, 청각 장애인은 그 정보를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청각 장애의 스펙트럼을 이해하다
청각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각 장애에 다양한 단계와 유형이 있는 것처럼, 청각 장애도 난청, 고주파·저주파 청취 어려움, 일측성 청력 상실, 보청기/인공와우 사용자 등 매우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각 장애 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고민할 때, 이런 기준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전혀 들리지 않는 사용자에게 → 텍스트 기반 정보 제공, 수어 영상 지원
일부만 들리는 사용자에게 → 자막 제공 + 음성 조절 기능
갑작스러운 상황 인식이 어려운 사용자에게 → 시각 알림(화면 깜빡임, 진동 등) 제공
말소리 이해가 어려운 사용자에게 → 내용 중심 자막(예: 요약 자막) 제공
기획한 서비스에는 이런 방식들을 적용했어요
오디오 콘텐츠에는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도록 구성했습니다.
라이브 방송에는 자막을 삽입하였고요.
중요한 알림의 경우, 진동이나 화면 깜빡임 등 시각적 효과를 함께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영상 콘텐츠에는 설명 음성과 자막으로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림 수단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구성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들이 더 있을 거예요.
제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수어 영상을 동시 삽입하는 방법입니다. 혹시 이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나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함께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모두를 위한 서비스란 무엇일까?
저는 이제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불편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 불편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꿔내는 것이 ‘모두를 위한 서비스’의 시작이라고요.
사용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기술로 그 간극을 메우는 것. 기획자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방향을 향해 묻고, 적용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며
접근성은 청각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보를 더 명확하고 다양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은, 결국 모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영상 자막이나 시각적 알림은 소음이 많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나 일시적으로 소리를 듣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니까요.
좋은 접근성은 곧, 모두를 위한 설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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