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노하우

지체·인지 장애인도 쉽게 이용하는 서비스 기획하기

제나로Genaro 2025. 9. 10. 14:43

모두를 위한 서비스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용자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시각, 청각, 지체, 인지 장애 사용자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번에는 지체 장애인과 인지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자와 직접 테스트를 진행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는 특수교사 선생님들과 협업하며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조이스틱 마우스로 활동을 진행하는 모습

 

특수교사와 함께 진행한 사용자 이해

지체·인지 장애인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특수학교 선생님들과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직접적인 사용자 테스트는 어렵더라도,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쳐 온 교사들의 경험은 현실적인 힌트를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손 떨림이 있는 학생은 버튼 크기가 작으면 거의 눌러지지 않아요.”
“긴 설명문은 집중력이 떨어져 중간에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핵심만 짧게 보여주고, 필요하면 더 보게 하는 게 좋아요.”

 

이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접근성의 범위를 교사들의 실제 경험과 맞춰보며 실질적인 개선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 inSuit

지체 장애 사용자의 접근성 포인트

교사들의 조언과 사례를 바탕으로, 지체 장애인을 고려한 기획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 조작 방법의 다양성: 키보드 내비게이션(Enter/Tab)만으로도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 버튼 크기 확대: 사용자 환경에 따라 다양한 크기를 제공하는 것이 좋고, 간격을 충분히 확보한다.
  • 시간 제약 완화: 자동 로그아웃 전에 경고를 주고, 입력 시간 연장 옵션을 제공한다.
  • 복잡한 제스처 줄이기: 드래그·스와이프 대신 선택·버튼 방식으로 대안을 제공한다.

 

 

인지 장애 사용자의 접근성 포인트

인지 장애 학생들을 가르쳐 온 교사들의 의견은 주로 정보 처리 방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 단순한 UI 흐름: 한 화면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보여주지 않는다.
  • 핵심 요약 제공: 긴 문장 대신 짧은 핵심 문장, 필요 시 ‘자세히 보기’ 버튼을 제공한다.
  • 시각적 힌트 강화: 아이콘, 색상, 진행 바를 통해 현재 위치와 다음 단계를 명확히 알 수 있게 한다.
  • 일관성 유지: 버튼 위치, 메뉴 구조를 바꾸지 않고 익숙한 흐름을 제공한다.

 

 

버튼 크기에 대해 피드백하는 참여자의 모습

기획한 서비스에 적용한 방식

이런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실제 서비스에 다음과 같은 개선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 버튼 크기를 넓히고 터치 영역을 확장하기
  • 자동 로그아웃 전 충분한 사전 알림을 제공하기
  • 드래그 앤 드롭 대신 체크박스+이동 버튼을 제공하고, 키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 긴 텍스트 대신 요약본을 먼저 보여주고, ‘자세히 보기’ 버튼을 통해 확장된 정보를 제공하기
  • 단계별 안내와 진행 바(progress bar)로 흐름을 단순화하기

 

 

지체·인지 장애의 다양성을 이해하다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깨달은 점은, 지체·인지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체 장애인은 손 떨림, 팔이나 손의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 빠른 조작이 어려운 상황 등의 상황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인지 장애인의 경우도 집중력 저하, 정보 처리 속도 차이, 긴 텍스트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대안을 준비하는 것이 접근성 기획자의 역할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서비스란 무엇일까?

지체·인지 장애인을 고려한 개선사항은 결국 모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진정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기획하고자 한다면, 접근성을 우선순위에 염두에 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접근성을 향상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 큰 버튼은 어르신이나 아이도 사용하기 쉽습니다.
  • 자동 저장을 제공하거나, 시간 제한을 완화하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합니다.
  • 단계별로 충분히 안내해주고, 핵심을 요약해주면, 복잡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접근성은 특정한 사용자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불편을 줄이고 이해를 돕는 모든 시도가, 결국 서비스의 보편적 품질을 높입니다. 좋은 접근성은, 결국 모두를 위한 설계입니다.

 

이 시리즈로 시각·청각·지체·인지 장애인을 차례대로 살펴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흐름을 확장해, 특수한 장애가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상황적 장애’ 를 주제로 다뤄보겠습니다. 지하철 소음 속,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또는 한 손만 자유로운 상황에서..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